"어린이·임신부 등 취약"…이란 등 주변국 구호품 차례로 도착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1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강진에 대해 '재난 중의 재난'이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에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WFP 아프간 언론 담당 책임자인 필리페 크로프트는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프간에서) 다음 식사가 어디서 올지도 모르는 5천만명을 두고 있는데 심각한 자금 부족 때문에 고작 300만명만 지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WFP는 강진이 덮친 아프간 북서부 헤라트주에서 지진 생존자에게 비상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헤라트주에서는 지난 7일 규모 6.3의 강진과 여진이 발생했으며 탈레반 정부는 주택 2천여채가 무너졌고 1천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11일에도 7일과 같은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크로프트는 "(이번 강진으로 헤라트주 일부 지역의) 모든 집들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주민) 생계도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는 WFP가 현재 7인 가족에 하루 2천100㎉(킬로칼로리)의 음식을 제공하는데 몇 주 후에는 현금과 같은 다른 형태의 지원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임신부와 함께 모유 수유 여성들이 가장 취약하다"면서 "영양실조 예방이 영양실조 치료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영양실조를 예방하도록 돕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첫 강진 발생 다음 날인 지난 8일 지진에 따른 부상자 가운데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십 년간 전쟁을 겪은 아프간 국민이 2021년 8월 탈레반 재집권 후 국제사회 원조 급감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번 강진 피해까지 겹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변국에서 보낸 국제사회 구호품도 제한적이나마 지진 피해지역에 도착하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옛 트위터)에 지금까지 피해지역에 구호품 등을 지원한 나라들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란이 구호품 차량 15대와 구조팀을 보내왔고 튀르키예도 의료팀, 식량, 의약품 등을 지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투르크메니스탄도 식량과 의약품, 의류 등을 보냈다.
카자흐스탄 구조팀 49명도 피해지역에 도착해 활동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피해 주민들에게 재정 지원을 했고 중국은 아프간 외교부를 통해 현금 20만달러(약 2억7천만원)를 기부했다.
인접국 파키스탄도 구호품 제공을 약속했지만,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는 않은 상태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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