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내 혐한 시위나 혐오 발언과 싸워온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50)씨가 자신을 상대로 차별적인 글을 인터넷에 올린 남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NHK와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요코하마지방재판소(지방법원) 가와사키지부는 12일 "일본에 적대적인 적국의 사람", "조국으로 돌아가" 등의 글을 블로그에 올린 남성에게 194만엔(약 1천700만원)의 손해배상 명령을 내렸다.
재판장은 이 남성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차별적인 내용으로 최씨의 인격권을 훼손했다고 판결했다.
소송은 최씨가 혐한 시위 등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면서 얼굴이 알려진 뒤인 2016년부터 약 4년간 문제의 남성이 자신을 상대로 인터넷에 차별적인 글을 올리자 약 300만엔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몇년 전 제기한 것이다.
최씨는 이날 재판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의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표현)가 규정 미비로 방치됐다면서 "법률 정비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최 씨는 2010년대 들어 일본 사회에서 우익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2016년에는 자신이 사는 가와사키 동네 주변에서도 혐한 시위가 벌어지자 인권 침해 피해 신고와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특히 그는 2016년 참의원 법무위원회에 참고인으로 나서 문제점을 직접 호소,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헤이트스피치 해소법) 제정에 기여했다.
그는 2019년 가와사키시가 일본 최초로 헤이트스피치에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를 도입하는 데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변호사회는 최씨의 활동이 인권 보호에 기여했다고 인정해 지난 2020년 '도쿄변호사회인권상'을 수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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