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상군 투입 준비 마치고도 다수 리스크 탓 주춤주춤
터널폭파·인질구출 등 고난도 작전에 민간인 참사 우려
"전투 이겨도 팔 주민 여론 탓 하마스 해체될지는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지만 도심 지역에서의 전투와 인질,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우려 등으로 쉽사리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부수피해 때문에 국제사회의 전쟁범죄 낙인이 찍히거나 하마스 해체라는 근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더 큰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 군대는 행동에 나서기 위해 단합했으나 이들이 전투 명령을 기다리면서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며 "더 오래 기다릴수록 이들이 준비성과 사기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근에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킨 데 이어 며칠 안에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대대적 군사작전을 벌일 것이라며 민간인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상군 투입이 이뤄질 경우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 지역에서의 전투와 하마스가 만들어 놓은 터널, 인질의 존재는 이스라엘 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스라엘 측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병력은 3만여 명으로, 이들이 지닌 무기는 자동 소총과 로켓 추진식 수류탄,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가 가지지 않은 탱크와 포병대 등을 지녔지만, 가자지구 도심 지역에서의 전투는 이스라엘 군에게 불리할 수 있다.
하마스가 좁은 골목 입구마다 부비트랩과 사제 폭발물을 설치해뒀을 가능성이 크고, 이들이 가자지구 안에 파 놓은 미로 같은 터널 지형 역시 더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군 전문가이자 예루살렘 포스트의 전 편집자인 야콥 카츠는 "이스라엘 군대는 가능한 한 터널 안에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대신 폭발물을 떨어트려 터널을 먼저 없애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데려간 인질의 존재도 변수다.
2011년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의 인질 협상에 참여했던 길르앗 예비역 소장은 이스라엘 군이 인질의 존재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뭔가 명확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더 힘든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인 야코프 아미드로르 예비역 소장은 인질의 존재가 군대가 행동에 나서는 걸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하마스와 끝까지 싸울 것이고 작전 중에 인질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군을 투입할 시 커지는 민간인 피해도 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명분을 약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부터 지지 입장을 받아내며 전쟁과 지상군 투입에 대한 명분을 쌓아왔으나,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난다면 이러한 지지는 약해질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이 하마스의 군 병력을 진압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하마스의 정치적 생명력까지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략연구소의 톰 베케트 중장은 BBC에 "군대 조직으로서 하마스를 이기기 위한 작전이 아무리 성공적이더라도, 하마스의 정치적 필요성과 저항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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