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침공 채비…민간참사·확전우려에 공세조절론 대두

입력 2023-10-16 11:09   수정 2023-10-16 11:23

이스라엘 가자침공 채비…민간참사·확전우려에 공세조절론 대두
각국, 인도주의 위기 막자 분투…서방, 네타냐후에 '늦추라' 권고
바이든 "이스라엘, 가자 재점령하면 큰 실수" 공개적 견제
중동전쟁 비화 우려 지속…미 안보수장 "새 전선 형성 가능성" 경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공습 강화로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국제사회에서는 민간인 대참사와 중동전쟁 확대 우려 때문에 공세 조절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침공을 전제한 이스라엘의 대피령에 따라 가자지구에서는 피란 행렬이 지속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까지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이스라엘군의 명확한 지상군 투입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미국 CNN 방송에 민간인들이 가자지구를 떠나는 대로 '중요한 군사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다음 단계 다가온다"…수십만명 대피 속 전장에 취약층 잔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날 가자지구 외곽의 군부대를 방문해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인근 남부 스데로트 주민 3만명에게 16일까지 대피하라고 요청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지상전 개시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100만명 이상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에 따라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은 60만명이 가자시티와 그 인근 지역을 떠나 남부로 간 것으로 추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가자지구 남부로 가는 도로에는 자동차, 택시, 픽업트럭, 심지어 짐수레를 타고 피란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피란 도중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우려하는 주민과 의료 지원 없이 이동이 어려운 환자, 임신부, 장애인 등은 여전히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물과 연료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들고 있으며 의약품과 연료 등이 바닥을 보여 부상자 중 수천 명이 더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 피란민 이집트행 추진…국제사회 인도주의 위기 완화에 분투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자 각국은 이를 완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가자지구에서 밖으로 나오거나 구호물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이집트 국경의 라파 통행로가 재개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압델 파타 알시시이집트 대통령을 만난 뒤 "가자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물품들이 마련됐다"며 "유엔, 이집트, 이스라엘 등과 함께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는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 왔다.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은 WSJ에 가자지구 내 미국인들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 물품 트럭의 통행이 허용되고 그 이후 다른 외국인들의 출국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내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서방 다수 국가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 침공을 늦추라고 사적으로 권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에 대해서는 "큰 실수"라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CBS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를 제거 대상으로 밝혀 이스라엘의 하마스 전면 해체 계획은 지지했다.

◇ 이란 개입 운운…미 안보수장 "충돌격화로 새 전선 형성 위험"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무력분쟁이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란은 개입 가능성을 다시 한번 거론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한 범죄를 계속한다면 이 지역(중동) 현상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안보수장은 이 같은 분위기를 실현될 수 있는 위험으로 진단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충돌이 격화하고, 북쪽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대치한 이스라엘 북부)에서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며 "물론 이란의 개입도 위험"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선 우리는 이란의 '대리자'인 헤즈볼라를 우려한다"며 "물론 이란이 어떤 형태의 직접 개입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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