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지 비축 식수도 1인당 하루 1L"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의 피란민을 보호하는 시설마저도 수용 능력을 훨씬 초과한 상태라고 유엔이 16일(현지시간) 우려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가자지구 상황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 피란민 100만여명 중 60만명 정도는 남부 칸 유니스와 국경 지역인 라파 등지에 있고, 이 중 40만명이 UNRWA의 대피 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피소 공간과 비축 식량, 식수 등을 고려할 때 40만명은 우리의 지원 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이 내려진 가자지구 북부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중심지인 가자시티와 지구 북부 일대에는 피난민 17만여명이 UNRWA의 대피소 127곳에 머물고 있다. 주로 학교 부지나 건물을 대피시설로 바꾼 곳이다.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가자지구 북부 대피소 운영은 불확실성은 커졌고 비축 구호품은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게 UNRWA의 설명이다.
UNRWA는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관문인 라파 지역 내 물류센터에 구호품이 모여 있지만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보고서는 "라파 물류기지의 비축량을 따져보면 식수 배급량은 1인당 하루 1L로 나온다"며 "1L는 마시는 것뿐 아니라 개인위생 등 모든 필요에 쓰일 물의 양이어서 여전히 매우 적다"고 소개했다.
가자지구 전역에서 깨끗한 식수에 접근할 방법이 심각하게 제한됐고 주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농업용 우물을 소비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수인성 전염병이 퍼질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피령이 내려진 북부에 의료 시설이 많이 몰려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고서는 "가자지구에는 총 3천500개의 병상이 있으며 이 가운데 대피령이 적용된 북부에는 2천개의 병상을 갖춘 병원 23곳이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북부 의료시설에는 부상한 환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으며 일부 환자는 병상 부족으로 복도나 야외에서 치료받고 있다"면서 "수만 명의 실향민도 병원 주변 공터를 피난처로 삼고 있어 이 지역이 폭격받으면 이들의 생명도 위험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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