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탈중국 행보에 나선 이탈리아가 북부 도시 밀라노에 대만 대표처를 열었다.
조셉 우 대만 외교장관은 16일(현지시간) 대표처 개소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양국 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에 대만 대표처가 설치된 것은 수도 로마에 이어 두 번째다. 미수교 국가에서 대표처는 사실상의 대사관 또는 영사관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2019년부터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부터 이탈리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오는 17일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불참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대만 대표처가 개소하자 이탈리아가 중국과는 한 걸음 더 멀어지고, 대만과는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친중 노선을 고수하기 어렵게 됐다.
반도체 산업도 핵심 이유다. 반도체 생산 능력이 부족한 이탈리아로선 주력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을 활성화하려면 TSMC 등 대만 기업과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당 대표 시절부터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멜로니 총리의 친대만 정책에 따라 이탈리아와 대만의 관계는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디.
대만 에바항공은 지난해 10월 타오위안 공항에서 밀라노까지 직항 노선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이는 대만 항공사가 25년 만에 유럽 시장에 진출한 사례였다. 같은 해 11월엔 이탈리아와 대만 의회가 친선협의회를 구성했다.
당시 대만 의회 측은 이탈리아에 대만 친화적인 총리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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