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덕분에 국제스포츠계 입문…통역하며 교류하고 인맥 쌓아"
"한국 스포츠 발전 위해서도 노력"…ISU 회장직 재도전 여부엔 말아껴
(뭄바이=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너무 영광이고 잘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김재열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은 17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열린 141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한국인으로 12번째 IOC 위원으로 선출된 뒤 뭄바이 트라이덴트 호텔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김 신임 IOC 위원은 장인인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삼성가(家)에서 대를 이어 IOC 위원에 선출된 데 대해 고인과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선대 회장님 덕분에 국제 스포츠계에 입문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는 우리가 삼수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며 "'삼수' 활동을 2010년 1월에 시작해 1년 반만인 2011년 7월에 유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당시 이 전 회장님 통역 겸 비서로 활동하면서 IOC 위원 등 국제 스포츠계 인사들과 교류하고 인맥을 쌓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를 발판 삼아 김 위원은 지난해 6월 비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ISU 회장에 당선됐고, 이 여세를 몰아 1년여 만에 IOC 위원 자리까지 꿰차면서 당당히 국제스포츠계 중심인물로 서게 됐다.
한국인 IOC 위원으로 한국 스포츠 외교력 제고라는 보이지 않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스포츠 발전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130년 ISU 역사에서 제가 비유럽인으로 처음 회장에 당선된 것은 우리나라 국격이 그만큼 높아진 데다 선배들이 길을 잘 닦아 놓았기에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2년간 지내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봤다"며 "어떤 젊은이들은 기업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어떤 젊은이들은 IOC 등 국제스포츠 단체에서 일하는데 그런 젊은이들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대한빙상연맹 회장을 지내면서 빙상 선수들을 많이 봤다. 국가대표 선수까지 오르기까지는 정말로 엄청난 훈련을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국가대표 선수들은 일부(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 밑에 있는 (많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성장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스포츠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스포츠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은 "이를테면 올림픽이 열리면 전 국민이 모두 스포츠 팬들이 되는데 올림픽이 끝나면 스포츠에 관심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국민들이) 선수들에게 응원과 사랑, 관심을 많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은 스포츠계 관심사인 ISU 회장 재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해 6월에 ISU 수장으로 당선된 김 위원은 ISU 회장 4년 임기중 1년여를 이미 보낸 상태다.
그는 이번에 국제경기연맹(IF)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뽑혀 IOC 규정상 ISU 회장 임기까지만 IOC 위원으로 활동하게 돼 있다.
따라서 ISU 회장직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지금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각국 빙상연맹 회장이 모여 ISU 회장을 뽑는 자리에서 '스포츠계도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공약을 이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가 ISU 회장에 다시 나설지 여부는) 투표권자들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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