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5.20% 기록…블랙록 "금리 상승세 지속 전망"
주택건설, 7%대 대출 금리로 냉기류…달러·유가 보합세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김기성 기자 = 미국의 소비가 예상을 넘는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17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치솟았다.
2년 만기 국채의 경우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국채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미국 뉴욕시장에서 금리 기대에 따라 움직이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9%포인트 오른 5.20%를 기록했다.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전 세계 금융 자산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85%로 0.15%포인트 올랐다. 장기적인 금리 상승 우려가 글로벌 채권 시장을 뒤흔들면서 최근 16년 사이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소매 판매는 7천49억달러로 전월 대비 0.7%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로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촉발된 상태에서 예상보다 탄탄한 소비로 고금리가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고, 이는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연체율 증가와 저축 하락, 학자금 대출 상환 개시 등을 이유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미국 소비는 예상보다 굳건하게 경기를 뒷받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블랙록은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으며, 채권시장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금리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에 더 많은 보상(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블랙록은 평가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면서 미국 주택건설 시장은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 파고가 공동 산정해 이날 발표한 9월 주택건설신뢰지수는 40으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인 50 미만이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시장심리의 냉각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 연 7.57%로,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연 8% 선을 바라보고 있다.
이밖에 미국 달러화 가치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소폭 상승했으나 유로화에는 소폭 하락하는 등 달러지수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또 국제유가는 투자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등 중동 사태를 주시하며 보합세였다.
뉴욕시장에서 11월물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하락하다 낙폭을 회복하면서 전날과 같은 배럴당 8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25센트(0.3%) 오른 배럴당 89.90달러에 마감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43%로 보고 있다. 다만, 오는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단지 12%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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