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강 수위 연일 최저치…3천㎞ 떨어진 남부선 물난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국토 면적 세계 5위(851만㎢)인 남미 브라질이 극과 극의 자연재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북부에서는 역대급 가뭄에 신음하는 반면 남부에서는 폭우에 따른 홍수로 이재민이 속출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항에서 운영하는 네그루강(히우 네그루) 수위 정보 온라인 시스템을 보면 이날 네그루강 수위는 13.38m를 기록했다. 네그루강은 약 1천700㎞ 길이로, 아마존 지역 강을 형성하는 모든 물줄기 중 가장 길다.
이 수치는 1902년부터 마나우스 항에서 정식으로 네그루강 수위를 측정한 이후 122년 동안 가장 낮다. 10∼11월까지로 예상되는 건기를 보내고 있는 네그루강에서는 이틀 전인 16일 이후 연일 최저치 수위 기록이 쓰이고 있다.
네그루강과 함께 중요한 유역으로 꼽히는 마나카푸루의 솔리모이스강 수위 역시 이날 3.70m까지 떨어지면서, 수위 측정을 시작한 1968년 이래로 55년 만에 가장 낮은 상황으로 관찰됐다고 브라질 지질청은 발표했다. 기존에는 2010년의 3.92m였다.
그간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길 없이 소리 없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생태계 훼손은 강돌고래를 비롯한 물고기 집단 폐사 등 이제 곳곳에서 감지된다. 불법 화전(火田) 때문인 것으로 지목되는 공기 질 악화 역시 현지 매체들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풍부한 수량을 보유한 강에 의지해 식료품과 원자재 등을 실어 나르던 선박들은 운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브라질 매체 G1은 가뭄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식수와 먹거리 부족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조나스 지역 공장들은 자재 공급량 감소로 1만여명의 근로자에게 순환 휴가를 권고하는 방침을 노조와 상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부 파라나주와 산타카타리나주 곳곳에서는 최근 이어진 강풍과 폭우로 물난리가 이어졌다. 주도 기준 북부 아마조나스주와 남부 두 지역 간 직선거리는 약 3천㎞ 안팎으로, 서울∼베트남 다낭 거리와 비슷하다.
우니앙다비토리아와 상마테우스두술 등지에서는 인근 강물 범람으로 전날까지 5만7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대부분 집에 돌아갔지만, 800명가량은 대피소와 임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일간 폴랴지상파울루는 전했다.
CNN 브라질은 주 정부 자료를 인용, 파라나에서 6천800채의 가옥이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파라나주 정부는 홍수 피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물자를 지원하는 등 구호 조처에 나섰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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