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뒤에도 계속되는 카카오 악재…사법 리스크 현실화

입력 2023-10-19 09:11   수정 2023-10-19 09:35

'블랙아웃' 뒤에도 계속되는 카카오 악재…사법 리스크 현실화
경영진 도덕적 해이 이어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투자총괄 구속
정치권 견제·압박도 거세…악화한 실적·주가에는 설상가상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홍국기 기자 = 카카오[035720]가 각종 악재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15일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플랫폼 초연결사회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 밖에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잇따랐고, 실적과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울남부지법이 19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사법 리스크마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경영진 먹튀에 법카 유용 논란…김범수 창업자도 고발돼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적 불편을 불러일으켰던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채 잦아들기도 전인 지난해 11월 초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377300] 대표가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된 사실이 전해졌다.
류 전 대표는 2021년 11월 말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으나 같은 해 12월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 개인적으로 약 469억원을 현금화해 논란을 촉발했다. 당시는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류 전 대표는 작년 1월 내정자 신분에서 물러난 뒤 카카오페이 대표도 임기를 약 두 달 남기고 내려놨다.
경영진 '먹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등판했으나 카톡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94억3천200원의 차익을 챙겼다.
지난달에는 카카오의 재무그룹장(부사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는 업무에서 배제된 뒤 회사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나 카카오 노동조합이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까지 받는 처지에 놓였다.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는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도 예외가 아니다.
한 시민단체가 지난달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거세지는 정치권의 견제와 압박도 카카오에는 부담이다.
최근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 중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카카오의 사내 독립기업(CIC) 다음CIC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은 아시안게임 한·중 축구에서 일방적 중국 응원 클릭이 나온 탓에 홍역을 치렀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는 오는 2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 실적·주가에 큰 부담…카뱅 대주주 자격 악영향 우려도
정치, 사회적 논란과 별개로, 실적과 주가 부진은 카카오의 가장 큰 부담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당초 예상보다 큰 자금이 들어간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이나 대규모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작년 1분기(1천587억원)의 절반 이하였고 2분기에도 33.7% 급감한 1천135억원에 그쳤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18일 기준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천34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0.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미 다수 증권사가 카카오의 3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016360]은 3분기에 카카오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6.8% 급감한 1천22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 주가를 6만2천원에서 5만4천원으로 낮췄다. 비교적 목표주가를 높게 잡은 현대차증권[001500]도 8만원에서 7만2천원으로 낮췄다.
2021년 6월 장중 한때 17만3천원까지 올랐던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6일 장중 4만600원까지 밀리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 기준 주가는 4만1천800원이다.증권가가 특히 주목하는 위험 요소는 구속된 임원이 유죄 판결을 받거나 김범수 창업자에게까지 사법 리스크가 번질 경우다. 카카오뱅크[323410] 대주주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인터넷 은행 특례법은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 은행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임원 개인의 비위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불법이 이뤄졌다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금고형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나오고 지분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harrison@yna.co.kr,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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