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매체 "對 중국 강공으로 정치적 성과 내려 해" 주장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자동차에 대해 반(反)보조금 조사에 나선 배경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노린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는 주장이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19일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EU의 반보조금 조사가 유럽의 관련 업계 불만을 바탕으로 결정된 게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취임 이후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독점 금지 등과 관련한 보안 조사로 엄청난 세금을 부과했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번엔 중국을 제물 삼아 반보조금 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차이신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가 최대 1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EU는 이를 바탕으로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상무부도 지난 4일 "충분한 증거도 없이 주관적인 가정에 기초해 EU의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가 시작됐으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비야디(比亞迪·BYD)를 포함해 중국의 전기차 기업 대부분이 EU의 이번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신은 1%대였던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2022년 8%로 치솟은 데 이어 2025년에는 15%가 될 것으로 추산돼 유럽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를 중국 때리기로 연결해 정치적 호재를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임기 만료 예정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대(對)중국 강공으로 정치적 성과를 내서 연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배어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EU의 이 같은 공세가 유럽 내에 반중 정서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3일 연례 정책연설에서 중국 정부 보조금을 받은 저가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보조금 조사 방침을 전격 발표했으며, EU는 20일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불공정 보조금 혜택' 여부에 대한 조사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같은 중국 내 비판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년 동안 전폭적인 지원으로 동력 배터리와 전기차 분야에서 CATL(닝더스다이·寧德時代)과 비야디를 세계 점유율 1, 2위로 키운 중국이 이제 와서 자국 기업들이 자체적인 경쟁력으로 유럽 기업들을 앞섰다는 논리를 펴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2009년부터 전기차 구매세를 인하한 데 이어 2014년부터 완전히 면제했으며, 이 조치를 2027년까지 이어진다.
이를 통해 2009∼2022년에 중국은 300억달러(약 40조5천억원)의 세금을 면제했고, 2027년까지 970억달러(약 131조원)를 추가로 면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자국 내 자동차 기업들이 생산하는 전기차 수에 따라 보조금을 줘왔다. 작년 말까지 376만대의 신에너지(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에 390억위안(약 7조2천100억원)이 지급한 바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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