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상륙 루트 점검…병력 조정 및 신형 무기 배치"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군이 중국군의 상륙 가능성이 높은 요충지 '붉은 해변' 지정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국방부가 1989년 한광 6호 훈련 이후 34년 만에 동부 화롄의 치싱탄 해변을 붉은 해변으로 재지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광훈련은 대만군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을 상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이다.
다른 소식통은 국방부가 지난 5월부터 붉은 해변에 대한 검증과 검토 확대에 나섰고, 장애물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 치싱탄 해변 등 총 20여 곳을 신규로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해당 해변에 대한 군사 훈련을 통해 상륙 루트를 점검하고, 병력 조정과 신형 무기 배치 등 경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언론은 국방부의 이런 지시에 따라 전날 오전 해군 육전대(해병대) AAV-7 상륙돌격장갑차 3대 등 36대의 장갑차를 투입해 상륙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치싱탄 해변이 붉은 해변으로 재지정된 이유에 대해 인근에 조성된 자산 공군기지와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 기지는 대만 중앙산맥 지하에 설치된 지하 공군 기지로 중국군의 기습 공격 등에 대비해 공군 전력 보존 차원에서 조성됐다. 유사시 250대 이상의 전투기를 보호할 수 있으며 8t 중량의 철문이 60초 이내에 열려 전투기 보호와 긴급 출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보 전문가 란 이스턴은 2017년 '중국의 침공 위협: 대만의 방어와 미국의 아시아 전략'이라는 책에서 중국군이 상륙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 대만 해변 14곳을 적시하면서 이곳들을 붉은 해변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중국은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016년 5월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섬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중국 군함 4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BZK-005 무인기(드론) 1대, 윈(Y)-8 대잠초계기 1대 등 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과 연장선인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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