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풀려' 기대감…현재보다 하루 20만 배럴 더 생산 관측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부과했던 석유 수출 금지 제재를 일부 완화하면서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이 하루 20만 배럴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제재 완화가 모두 이루어졌을 때를 가정한 생산량인 데다 증산물량이 언제 시장에 풀릴지도 예측하기 어려워 원유 확보가 시급한 시장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8일(현지시간) 늦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야당 간의 선거 로드맵 합의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 제재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및 가스 관련 거래를 승인하는 6개월 라이선스를 발급한다는 내용이다.
베네수엘라는 2019년 초까지 하루 36만5천 배럴의 원유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하지만 2018년 마두로 대통령 재선을 둘러싼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졌고, 미국 등 일부 서방국들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지지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졌다.
미국 재무부는 2019년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가해 미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시켰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하루 약 75만~8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 1990년대 베네수엘라가 세계적인 에너지 강국일 때의 하루 300만 배럴에 비해서는 적지만, 2020년 6월 가장 저조할 때의 하루 37만4천 배럴에 비해서는 훨씬 많은 양이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완전히 철회됐을 때 생산량이 지금보다 25%가량 늘어 20만 배럴을 더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제재 철회는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이지만 수년간 막혀있던 미국으로의 석유 수출이 뚫린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제재 완화가 당장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일부는 2024년에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하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6개월 이내로 잡고 있다.
증산의 핵심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와 희석할 경질유의 빠른 수입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라피단 에너지그룹의 지정학적 리스크분야 책임자 페르난도 페레이라는 궁극적인 증산 속도는 "제재 완화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현지 석유회의소 회원인 엘렉시스 메디나는 "이미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하루 20만~25만 배럴은 쉽게 증산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한편 2주 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던 국제유가는 이번 제재 완화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19일 싱가포르 원유시장에서 장중 0.3% 떨어진 배럴당 88.02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0.6% 하락한 배럴당 90.99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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