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귀환 위해 모든 것 하라" vs "지상전 해봐야 효과 있을지 의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 중인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가족이 지상전을 두고 양분된 입장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지상전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가족들의 귀환을 간절히 바라면서도 지상전이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스라엘 중부에 사는 마이얀 진은 각각 15세와 8세인 두 명의 딸이 하마스에 의해 납치됐다며 이스라엘이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국방과 전쟁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단지 세계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총리가 내 딸들을 돌려보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포로 교환 거래, 작전 등 모든 것을 당연히 해야 한다"며 "내 딸들을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 내 딸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도 치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딸은 지난 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한 나할오즈 키부츠에 전남편인 아버지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진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 사실을 알게 되자 전남편에게 연락했고, 그는 왓츠앱을 통해 딸들과 안전실에 있다고 전했지만, 그것이 마지막 연락이 됐다.
이후 진은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딸들이 하마스에 납치된 것을 확인했다.
동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이 다리에서 피를 흘리는 전 남편과 흐느끼는 두 딸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후 찾아낸 또 다른 영상에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장면이 있었다.
이후 진은 며칠 동안 군 관계자 등과 딸들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군 관계자는 딸들이 납치된 것은 확인해줬지만 그 외의 자세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진은 전남편과 그의 동거인, 그들의 아들이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딸들과 다른 인질들을 귀환시킬 것을 국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마스에 납치된 가족의 귀환을 간절히 바라면서도 지상전의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 사는 아비차이 브로두흐는 하마스에 납치된 아내와 세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브로두흐는 지상전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상전의 목표가 "피를 흘리는 것이라면, 신이시여, 도와주소서"라며 "나는 단지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브로두흐는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국방부 건물 앞에서 "내 가족이 가자지구에 있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가족의 귀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지상군 투입이 이스라엘 정부의 인질 협상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NYT는 전했다.
동생이 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에서 하마스에 의해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다는 아밋 셈토브는 지상전이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셈토브는 지상전이 하마스가 동생과 다른 인질들을 풀어줄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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