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3명과 각각 면담…"대만 독립·현상 변경 반대, 양안 대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로라 로젠버그 회장이 "미국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로젠버그 회장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취재진에 "미국은 대만의 건강한 민주주의, 투명한 선거제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대만 유권자 스스로 차기 지도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선거 결과가 나오면 미국은 당선자가 어떤 정당 소속이든지 간에 협력할 것이며 해당 정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대만의 협력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미국의 대만관계법과 '6개 보장'(Six Assurances) 등을 바탕으로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젠버그 회장은 아울러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을 포함해 (한쪽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대만해협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위협 고조와 관련해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강압 없이 대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되길 희망한다"며 "미국은 양안 대화를 지지하며 중국의 참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16년 독립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한 가운데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지속해서 대만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걸 염두에 둔 언급으로 읽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지난 8월 30일 사실상 주권 국가를 대상으로 한 무기 지원 프로그램인 '해외 군사 금융 지원'(FMF·Foreign Military Financing)을 통해 대만에 8천만 달러(약 1천59억원) 규모 군사 장비를 이전하는 것을 승인한 걸 언급하면서 대만에 이전보다 더 큰 군사 지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젠버그 회장의 이 같은 공개적인 대언론 발표는 내년 1월 13일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기존 대(對)대만 정책을 재차 확인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대만을 찾은 로젠버그 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에 차이잉원 총통은 물론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제 1·2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의 허우유이·커원저 총통 후보를 각각 만났다.
지난 3월 임명된 로젠버그 회장은 이번을 포함해 8개월 동안 세 차례 대만을 방문했을 정도로 작금의 대만 상황에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중국시보가 전했다. 통상 AIT 회장은 미국에 체류하면서 필요시 대만을 찾는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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