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반미감정 '들불'…중동주둔 미군에도 불안 커진다

입력 2023-10-20 12:27  

[이·팔 전쟁] 반미감정 '들불'…중동주둔 미군에도 불안 커진다
개전 후 이라크·시리아 내 미군기지 피습 증가
배후는 친이란세력…병원폭발 충격파에 고삐 풀리나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슬람권에 반미감정이 높아지면서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한 공격도 늘어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개전 뒤 이라크, 시리아에 있는 미군기지에 불안이 커졌다.
미군과 기타 국제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전날 오후 드론과 로켓 여러 대의 공격 시도를 받았다.
당시 기지 내부에서는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렸다.
인명피해 발생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이라크군은 기지 주변을 폐쇄하고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같은 날 이라크 경찰은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 있는 다른 미군 기지도 로켓 공격을 받았다.
이라크에서는 18일에도 알아사드 공군기지, 북부 아르빌의 알하리르 공군기지를 겨냥한 드론 공격 시도 2건이 발생했다.
당시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드론 2기를 격추했으나 이 중 1기가 폭발하면서 일부 장비가 손상되고 경상자가 나왔다.
알하리르 공군기지를 공격하려던 드론 1대는 별다른 피해 없이 격추됐다.
시리아에서도 18일 드론 1대가 주둔 미군을 공격하면서 경상자가 발생했다. 또 다른 드론 1대는 격추됐다.

앞서 홍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은 19일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 3기와 드론 여러 대를 요격하기도 했다. 이들 발사체는 이스라엘 공격을 목표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공격에 대한 (미국의) 잠재적 대응이 무엇일지 예단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미군과 연합군을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려고 이들 지역에 병력을 투입한 뒤 잔당 소탕을 명분으로 주둔을 이어가고 있다.
시리아, 이라크 내에서 득세하는 친이란 정파들은 그렇지 않아도 높은 반미여론에 편승해 미군 철수를 촉구해왔다.
최근 들어 이란과 그 대리 세력뿐만 아니라 하마스와 거리를 두던 아랍권에 반미감정도 크게 자극받았다.
하마스가 지난 17일 가자지구 내 병원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수백명이 죽었다고 주장한 뒤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 직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을 전면 지지하는 모양새를 내비쳐 불난 데 부채질을 한 격이 됐다.
레바논과 이란 등에서는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 아래 반미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다만 라이더 대변인은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 증가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직접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개전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친이란 세력의 확전 시도를 억제하려고 항공모함 전단 2개를 근처로 재배치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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