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차 재확인…中외교부 "우리는 시종일관 평화·공평·정의 편에 섰다"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니콜라스 번스 주(駐)중국 미국대사가 중국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규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자 중국 외교부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해야 한다"며 맞받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번스 대사가 중국에 하마스 규탄을 촉구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이번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과 관련해 시종일관 평화와 공평·정의의 편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번스 대사는 전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동의 긴장 고조 상황과 미중 관계에 관해 설명하던 중 "우리(미국과 중국)는 이 입장에서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두 국가 방안'을 지지하는 입장에 섰는데, 분명히 여기에서 초점은 하마스를 직접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한 하마스를 규탄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일관되게 강대국은 국제적 문제를 다룰 때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국제법을 앞장서서 준수하고,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국제 사회와 함께 국면의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겨냥한 모든 폭력적 습격에 반대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어떤 행위라도 규탄한다"며 "우리는 각 당사자가 즉시 휴전하고 민간인을 보호해 인도주의적 재난을 피해야 한다고 호소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왜 중국은 '하마스'라는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가"라는 기자 질문에는 "나는 당신의 표현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각 당사자와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우리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고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이스라엘을 찾아 중재자 역할을 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은 중재자로서 미국의 역할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쓴소리를 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번 전쟁 발발 후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 1천명 이상의 중국인이 귀국하거나 제3국으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자지구 인근 스데로트에 갇혀있던 280여명도 현지 중국 외교당국에 의해 철수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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