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언론인 등 위치추적 혐의…경찰, 정보기관 요원 2명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에서 정보기관 요원들이 휴대전화 해킹 프로그램을 불법 사찰에 전방위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오글로부와 폴랴지상파울루 등 브라질 현지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 경찰은 이날 휴대전화 해킹 도구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브라질정보국(ABIN) 요원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또 5개 주 25곳에서 압수 수색 영장을 집행해, 관련 수사 기록을 확보했다.
브라질정보국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서 "경찰의 이번 수사는 2018∼2021년 사용한 정보 수집 도구의 오용 혐의에 대한 우리 정보국 내부 감찰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는 관련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며, 관련자들을 징계 조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위치정보 접속 스파이 소프트웨어 '퍼스트마일'이라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브라질정보국은 해당 프로그램을 2021년 5월부터 쓰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불법 사찰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권에서 이뤄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정보국에서 누구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오글로부는 정부 관료, 법조인, 경찰관, 언론인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 대상자 중에는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도 포함돼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폴랴지상파울루는 익명의 경찰 수사관을 인용, 정보국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2020년 지방선거에도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의회와 법원은 일제히 브라질정보국을 비판하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회는 루이스 페르난두 코헤아 브라질정보국장을 불러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정보국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 중 한 명이었던 파울루 마우리시우 포르투나투의 개입설이 수개월 전 불거졌는데도 그를 인사 조처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서도 따져 물을 계획이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