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도이치텔레콤과 통신사 특화 LLM 개발…KT AI '믿음'은 태국 진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오규진 기자 =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앞세워 해외 진출에 나선다.
SK텔레콤[017670]은 독일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한국어, 영어, 독일어 등을 지원하는 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한다고 22일 밝혔다.
양사는 전 세계 통신사들이 쉽고 빠르게 생성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앤트로픽, 메타 등 주요 인공지능 업체들과 협업해 내년 1분기 안으로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공개한다.
통신사들이 인공지능 에이전트 등 생성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도록 관련 플랫폼 기술도 공동 개발한다.
이번 협업은 SK텔레콤[017670], 도이치텔레콤, 싱텔, 이앤(e&) 그룹 등이 올해 7월 발족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인공지능 수요에 대응하고, 특정 산업 및 도메인에 최적화된 생성 인공지능을 도입하면서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이달 16∼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ITU-T) 연구반(SG) 11에서는 SK텔레콤이 제안한 인공지능(AI) 통합 패키지 'AI 풀 스택의 구조와 연동 규격'이 국제 표준으로 승인되기도 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개인 비서를 표방한 '에이닷'(A.)을 정식 출시했으며, 인공지능 기술 브랜드는 '에이닷엑스'(A.X)로, 거대언어모델 이름도 '에이닷엑스 LLM'(A.X LLM)으로 각각 확정했다.
회사는 당시 2028년까지 관련 투자 비중을 3배 늘리고, 이른바 '인공지능 피라미드'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KT[030200]도 태국 자스민그룹과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을 활용해 태국어 대형 언어모델(Thai-LLM) 구축과 동남아시아 공동 사업화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자스민그룹의 100% 자회사 '자스텔'이 추진하는 신규 데이터센터(IDC)에 거대언어모델 개발의 기반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팜을 구축한다.
하반기부터는 태국어 전용 모델을 만들면서 단계적 협업에 나서며,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다른 동남아 시장의 공동 사업화에서도 협력한다.
이번 합의는 KT와 자스민그룹 계열사 JTS가 지난달 '태국 및 동남아시아 전용 LLM 공동 구축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 구체화 협의를 거친 데 따른다.
KT는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 및 상용화에 모두 성공한 3개국 중 '테크 양강'인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초거대 인공지능이 동남아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는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특히 회사는 세계 각국 및 기업들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온전한 데이터 주권을 갖기 위해 국가별 자체 거대언어모델을 구축하려는 이른바 '소버린 AI'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소개했다.
GPT-3를 비롯한 미국산 초거대 인공지능의 학습 데이터가 대부분 영어에 편중돼 있어 비영어권 국가의 정치·문화적 맥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따라서 KT는 자스민그룹이 태국어 전용 거대언어모델 구축을 통해 인공지능 주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달 말 정식 출시 예정인 '믿음'을 초거대 인공지능 수요가 있는 국가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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