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적자 3.7조 안팎 예상…SK하이닉스 적자 1.6조 추정
현대차·기아, 분기 최대 기록 기대…LG엔솔도 분기 최대 영업익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국내 주요 기업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올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고유가와 고금리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불황의 늪에 빠진 반도체 업계는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이상 25일), SK하이닉스·삼성SDI·현대차(이상 26일), 기아·LG전자(이상 27일)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11일 올해 첫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잠정 발표한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이 포함된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경우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1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은 1조6천145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6.14% 감소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조8천821억원이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매출이 늘고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 업황은 재고가 정점을 지나며 우상향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데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와 폭이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며 "다만 낸드는 수요 부진으로 출하량이 부진해 실적 개선 폭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메모리는 감산 효과로 D램 ASP가 상승하며 적자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적자 규모를 3조7천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S 사업부는 출하량이 예상 수준을 밑돌았지만, 가격이 반등한 점이 특이점"이라며 "신제품 영향으로 디스플레이 개선 폭이 기대 이상이고, 모바일로 물량 개선 대비 수익성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전은 소비 부진으로 2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의 경우 소비 수요가 큰 '볼륨존' 라인업을 강화하고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결과 가전 사업에서 선방했다.
지난 10일 공시한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천96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3.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의 호조도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IT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전자 부품 업계의 실적 눈높이는 하향 조정된 상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작년 동기 대비 34.9% 감소한 2천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고, LG이노텍도 아이폰15의 초기 생산 차질 여파로 63.2% 감소한 1천63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자동차 업계도 3분기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 13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2% 급증한 3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6.6% 증가한 40조2천44억원으로 예상됐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도 266% 급증한 2조8천113억원으로 전망됐다.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가 늘며 역대 3분기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실적 상승 폭이 큰 데는 지난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결함 관련 품질비용이 반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배터리 업계는 대체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나 고객사 상황 등에 따라 다소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1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7.5% 상승한 8조2천235억원, 영업이익은 40.1% 증가한 7천31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2천155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반면 삼성SDI는 작년 동기 대비 13.1% 감소한 4천9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소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인 BMW, 아우디, 리비안의 판매 호조로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은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수익성 역시 P5 비중 상승으로 개선됐다"며 "다만 주택 경기 부진으로 인한 전동공구용 소형전지 수요 부진으로 소형전지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SK온의 경우 포드와 폭스바겐의 판매 부진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7.6% 감소한 459억원에 그쳤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30%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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