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무책임한 행동으로 위협" vs 中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
(베이징·워싱턴=연합뉴스) 한종구 김동현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이 중국의 물대포 공격이 발생한 남중국해 암초기지에 보급선을 보냈다.
중국 해경선과 필리핀 보급선이 충돌하는 등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이 빚어졌다.
중국 해경은 22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로 건축 자재를 운송하려던 필리핀 선박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의 암초 접근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법률에 따라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이날 남중국해 주둔지로 이동해 보급 업무를 수행하려던 보급선이 중국 해경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측은 중국 해경을 향해 "도발적이고 무책임하며 불법적인 행동으로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비난했다.
중국 해경도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과 함께 필리핀 선박을 몰아내는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간위 대변인은 "필리핀은 중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수송선 2척과 해경선 2척을 무단으로 중국 난사군도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에 진입시켜 불법 건축자재를 전달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 해경은 여러차례 경고가 효과가 없자 건축자재를 실은 선박을 법률에 따라 통제하고 식품 등 필수생활물자 운송에 대해서는 임시로 특별 조치를 했다"며 "현장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며 전문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필리핀 선박은 중국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우리 선박에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을 초래했다"며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에 있다"고 비난했다.
간 대변인은 "중국은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와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다"며 "해경은 법률에 따라 관할 해역에서 권리 보호 및 법률 집행활동을 수행하고 국가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런 주장을 기각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필리핀 등 인근 국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8월 5일 중국 해경은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중국은 같은 달 22일 필리핀 해경의 생필품 운송은 허용했지만, 지난 9월에는 군함 수리를 위해 보급품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보급선의 접근은 차단했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행동에 대해 국제법이 보장한 항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번에도 중국을 즉각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으로 필리핀의 항해의 자유권 행사를 고의로 방해했다면서 "미국은 동맹 필리핀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중국해 어디서든 필리핀의 군, 민간 선박과 항공기, 해경이 공격받으면 1951년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4조의 상호방위공약을 적용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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