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민간아파트엔 '부실시공' 없었다…LH만 철근누락 23곳(종합)

입력 2023-10-23 16:12  

무량판 민간아파트엔 '부실시공' 없었다…LH만 철근누락 23곳(종합)
국토부, 민간아파트 378개 단지 안전점검 결과발표
착공 전 1개 단지서 철근누락 설계 확인해 조치
SH·GH 등 지자체 공사 공공아파트 49개 단지도 문제 없어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378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미 주민이 살고 있거나 공사 중인 단지 가운데 철근 누락,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 확인된 단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점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이뤄져 만약 민간 아파트에서도 부실시공이 발견된다면 그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민간 아파트에선 부실시공이 없었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LH의 관리·감독 역량 부족 문제가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 됐다.

◇ 착공 전 1개 단지 설계서 철근 누락…"다른 단지는 문제없어"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3일부터 9월 말까지 두 달간 진행한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17년 이후 준공된 단지 139개와 현재 시공 중인 단지 288개를 합쳐 총 427개 단지다.
이 중 민간 아파트가 378개 단지이고, LH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 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분양·임대주택이 49개 단지다.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153개, 지하주차장에만 적용한 단지는 265개다.
국토부는 주거동이 사실상 벽식 구조에 가까운 무량판 혼합구조(무량판 기둥+벽체)로 지어졌을 경우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 준공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단보강근(철근) 누락이 발견되지 않았다.
비파괴 방식으로 전단보강근 배근 상태와 콘크리트 강도를 측정한 결과 준공된 현장과 시공 중인 현장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1개 단지는 설계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단보강철근 누락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착공 전 설계 보완 조치를 하도록 했다.
2개 단지의 경우 세대 내부 조사가 필요했으나 입주민 반대로 실시하지 못했다. 이들 단지는 최상층 일부 세대 천장에만 전단보강근이 필요한 구조라 전체적 구조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주거동은 엘리베이터, 계단 등 공용 공간과 세대 내 대피 공간을 활용해 검사를 진행했다. 세대 내부에서 벽을 깨고 콘크리트를 채취하지는 않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자체 공사가 지은 공공 아파트에서도 부실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



◇ 조사 어떻게 이뤄졌나…지자체·입주민 입회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는 안전진단전문기관이 수행하고, 지자체와 국토안전관리원이 조사에 입회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입주민이 원하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조사 때 입회했다.
국토부는 준공 단지 288개 중 121개(42%)에서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장 등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안전진단전문기관이 설계도서부터 검토한 뒤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조사가 끝난 뒤 국토안전관리원이 결과를 검증했다.
국토부는 아파트 단지 외에도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현재 시공 중인 무량판 구조 비(非)아파트 안전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57개 시공 현장으로, 지금까지 47개 현장의 조사를 마쳤다.
이 중 1개 현장에서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돼 보완 조치하도록 했다. 최상층 18개 기둥 중 1개 기둥에 전단보강근 6개가 들어가야 하는데, 2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건설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한 방안을 근본적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LH는 전수조사에서 빠뜨렸던 11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2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철근이 빠진 LH 발주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포함해 총 23개로 늘어나게 됐다.
결과적으로 LH 발주 현장에서만 철근 누락이 확인됐으나 LH는 검단 아파트와 관련해선 시공사가 설계 단계부터 책임지는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구조임을 들어 시공사 GS건설과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여야가 입을 모아 입주예정자에 대한 충실한 보상을 촉구한 만큼, LH와 GS건설은 조만간 보상안에 뜻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시공 범위 등 기술적 문제에 대해선 논의를 지속하되, 입주예정자 보상 문제에 대해선 두 기관이 최대한 빨리 의사 결정을 하기로 했다"며 "실무진끼리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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