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SM엔터 등…"분쟁 끝날 조짐 보이면 재빨리 발 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기업들의 개인 소액주주 수가 분쟁 후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00년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은 10개 기업의 분쟁 전후 1년간 개인 소액주주 수를 분석한 결과 분쟁 종결 후 평균 26.7% 감소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에는 관련 기업 소액주주 수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리더스인덱스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할 때 차익을 위해 몰려든 개인들이 분쟁이 끝날 조짐이 보이면 재빨리 발을 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 수는 2003년 상반기 1만7천828명에서 같은 해 말 1만1천921명으로 33.1% 줄었다.
이재우 회장과 이부용 고문이 지분 쟁탈전을 벌인 대림통상의 소액주주 수는 2002년 말 1천740명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인 2003년 상반기 말 1천311명으로 24.7% 감소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서도 소액주주 수 감소가 뚜렷했다.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KCGI는 2020년 한진칼 3대 주주인 반도건설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
분쟁 전인 2019년 초 3만5천926명이던 한진칼 소액주주는 2020년 말 5만5천801명까지 늘었다가, 3자 연합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2021년 1분기 4만4천847명으로 19.6% 감소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행동으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SM엔터테인먼트의 소액주주 수는 2022년 3분기 말 5만2천129명에서 분쟁이 일단락된 올해 2분기 말 3만8천74명으로 26.4% 줄었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영풍그룹의 고려아연의 경우 소액주주 수가 작년 상반기 3만3천783명에서 올해 4만6천25명으로 37.7% 증가했다.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의 소액주주 수도 같은 기간 2만1천345명에서 3만5천863명으로 68.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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