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자 이어 올해 러시아에 구금된 두 번째 미국인 기자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법원은 23일(현지시간) 미국·러시아 이중국적을 가진 자유유럽방송(RFE·RL) 소속 알수 쿠르마셰바 기자의 미결 구금 기간을 12월 5일까지 연장할 것을 명령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의 소비엣스키 지방법원은 23일(현지시간) 심리에서 '예방적 조치'로 쿠르마셰바 기자를 구금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쿠르마셰바는 이날 마스크를 쓰고 법원에 출석, 유리 칸막이로 둘러싸인 공간에 앉아 있었다.
올해 러시아에서 체포돼 구금된 미국인 언론인은 지난 3월 간첩 혐의를 받는 에바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에 이어 쿠르마셰바가 두 번째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8일 쿠르마셰바에 대해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으로 등록하지 않고 활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쿠르마셰바는 최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쿠르마셰바가 소속된 자유유럽방송은 체코 프라하에 본부를 둔 언론사로, 미국 의회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자유유럽방송이 '정치적 활동을 위해 외국 자금을 받고 있다'며 외국 대행사로 지정했다.
지난 5월 20일 가족의 긴급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러시아에 입국한 쿠르마셰바는 6월 2일 귀국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붙잡혔고 여권을 압수당했다.
미국과 러시아 여권을 모두 소지한 그는 러시아 당국에 미국 여권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냈다.
쿠르마세바는 러시아 정부와 갈등을 빚는 소수민족 타타르족 문제 등을 취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유럽방송은 이날 법원 심리 뒤 쿠르마셰바가 남편과 두 자녀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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