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로 가격 결정력 상실·노동시장·인플레 등 꼽아
향후 6~12개월 '비중축소'…S&P 500, 7월 고점서 8% ↓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업체 블랙록이 기업의 수익 증가가 지난 7월 고점에서 약 8% 하락한 S&P 500 지수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기업의 수익이 정체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다만, 블랙록은 인공지능(AI)과 일본 주식에는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블랙록의 싱크탱크인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BII)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의 이익이 경제와 마찬가지로 정체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광범위한 주식들이 더 큰 변동성을 띠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시작했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거시적 피해를 완전히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향후 6~12개월 동안 광범위한 주식에 대해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그러나 헬스케어와 일본 주식, 그리고 AI 바탕의 대형 기술기업에는 여전히 강세 입장을 유지했다.
주식에 대한 리스크 중에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 상실이 꼽혔다. 팬데믹 시대의 상품과 서비스 간 소비 불일치가 정상화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리스크로는 임금을 끌어올리는 빡빡한 노동 시장, 그리고 연준의 목표인 2% 이상으로 유지되는 인플레이션이 지적됐다.
특히 채권 시장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주식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은 높은 상태로 보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상대적인 위험 측면에서도 채권 수익이 주식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S&P 500 지수는 지난 7월 최고점에서 거의 8% 하락한 상태다. 국채 매도세가 수익률을 거의 16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투자자들의 주식 선호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금융정보업체 LSEG(옛 레피니티브)의 IBES 자료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기술주들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이번 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실적은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
LSEG에 따르면 대형 기술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연간 32.8%의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S&P 500의 나머지 기업들은 2.3% 줄 것으로 전망됐다.
고금리 환경과 더불어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월가 거물 인사들의 경고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라고 말했고,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도 "4분기에는 침체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