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강화' 보수적 분위기에 '빚투' 수요 이동 방지 차원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영풍제지[006740] 하한가로 인한 키움증권[039490] 미수금 사태 이후 증권업계가 급등주에 대한 미수거래를 속속 차단하고 나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포스코홀딩스[005490], LS네트웍스[000680], 한미반도체[04270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이수페타시스[007660], 인벤티지랩[389470] 등 18개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증권사가 특정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면 해당 종목은 초단기 외상거래인 미수를 쓸 수 없고 100% 현금으로만 매수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날부터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 포스코홀딩스,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레인보우로보틱스, 포스코DX, LS네트웍스 등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매일 신용융자거래 가능 종목과 종목별 위탁증거금률, 담보유지비율 등을 공지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볼 수도 있으나, 눈에 띄는 점은 조정 대상에 오른 종목들이다.
대부분 올해 초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려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이라는 점에서 최근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으로 발생한 키움증권 미수금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대형 사고도 발생했다 보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영하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 기능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낮게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은 키움증권이 에코프로 등 15개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100% 조정한 뒤로 해당 종목들에 대한 미수거래 수요가 다른 증권사로 옮겨갈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키움증권에서 증거금률을 조정한 종목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18일 영풍제지가 하한가로 급락하자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한 종목에서 4천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관리 소홀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전날부터는 포스코홀딩스, 한미반도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15개 종목의 신용융자와 담보대출을 막고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키움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의 이 같은 조치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융자 불가 종목으로 지정되면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지고, 미수거래도 개인이 빚을 내 주식 매수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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