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18일째 이스라엘 '지각 방문'…헤즈볼라 등에 '확전' 경고
마크롱 "이-팔, 정치적 프로세스 재개 없인 안보 없어"…대화 촉구
마크롱, 오후 서안지구 팔 자치정부 방문 예정…서방 지도자 중 처음
(카이로·파리=연합뉴스) 김상훈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격퇴하기 위해 국제 연합군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전쟁 발발 18일째인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 국가 파괴를 목표로 하는 테러 단체인 하마스와의 싸움에서 프랑스는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며 "이것이 프랑스가 하마스와의 싸움에 참여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할 준비가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저는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이런 테러 단체와 싸우기 위해 지역 및 국제 연합군을 구축할 것을 국제 파트너들에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S와 싸우는 국가들은 하마스와도 싸울 수 있다"고 거듭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역내 확전 기류엔 명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헤즈볼라, 이란 정권, 예멘의 후티 반군, 그리고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이 지역의 모든 세력에게 새로운 전선을 여는 잘못된 위험을 감수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며 "이는 모두가 패자가 되는 지역 분쟁의 문을 여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눈물에 눈물을, 피에 피를 더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자"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엔 정치적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과의 정치적 프로세스에 대한 과단성 있는 재개 없이는 이스라엘의 안보가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하마스와는 힘으로 싸우되, 팔레스타인의 입장엔 이성을 갖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마스와의 싸움에서도 "무자비해야 하지만 규칙이 없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 측에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고 가자지구 내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의 법칙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파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하마스의 테러 조직과 정치 구조를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희생에 대한 책임은 하마스에 있지만, 우린 이런 희생을 피하고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겨냥해선 "이번 전쟁에 개입하면 상상할 수 없는 파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도 "우리가 북부 국경에서 누구와도 무력 대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헤즈볼라가 우리를 전쟁에 끌어들인다면 레바논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헤르조그 대통령에게도 "우리의 첫번째 목표는 모든 인질을 차별 없이 석방하는 것"이라면서 "이 분쟁을 확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스라엘의 두 지도자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오후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과 회동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견 뒤 "오늘 오후 라말라(팔 자치정부 행정도시)를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아바스 수반 측도 마크롱 대통령과의 오후 회담 일정을 확인했다.
AFP 통신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여러 서방 지도자가 이스라엘을 지지 방문했지만, 이번 위기 상황에서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본부를 방문하는 건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중동 방문이 '균형 외교'가 될 수 있도록 신중히 고민해 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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