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연구원 포럼서 조원선 부연구위원 발표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합성생물학 분야 육성과 관련해 연구·산업적 시각뿐 아니라 안보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24일 '합성생물학 기반 혁신전략의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 조원선 STEPI 부연구위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첨단기술과 공급망에 대한 미·중 간 경쟁 심화로 바이오 분야 글로벌 공급망도 타격을 받고 있다"며 "합성생물학 분야는 단순한 연구와 산업이 아닌 국가안보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은 비대칭적 상호의존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백신의 경우 소수 허브 국가가 전체 수출 금액의 93%, 수출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바이오 파운드리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미국은 그것을 견제하는 전형적인 안보화 전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합성생물학 세부 기술과 바이오 파운드리 관련 기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핵심 분야 집중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일영 STEPI 미래혁신전략연구본부장은 '한국 합성생물학 산업생태계 형성을 위한 이중전략' 발표에서 합성생물학 기술별 세부 전략을 '전략기술의 안보화 관점'과 '산업생태계 확대 관점'의 이중 전략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합성생물학 발전과 진흥을 위해서는 인접 기술과 융합·다학제 연구를 촉진해야 하며, 민간기업과의 협업은 초기부터 적극적인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미옥 STEPI 원장은 "거의 모든 국가가 다음 성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합성생물학'에 주목하고 적극적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정책을 공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면서 "기술 패권 경쟁과 기술 안보라는 큰 패러다임에서 바이오·헬스 분야의 국제질서를 분석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합성생물학 육성을 위해 핵심 기반 시설인 바이오 파운드리를 국가 주도로 구축하고 'DNA/RNA 디자인', '대사경로 설계', '미생물 기반 화학소재', '단백질 설계', '동물세포 기반 백신, 치료제' 등 6대 초격차 전략 분야를 선정해 지원하는 등의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국민의힘과 과기정통부가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고 2020년 기준 최고 수준 국가 대비 75% 수준인 합성생물학 기술을 10년 내로 9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 및 확산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초 7천억원 규모로 2024년 착공하려던 정부의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계획은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현재 3천억원 규모로 축소해 다시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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