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계획에선 '조직 슬림화' 약속…강대식 "직원 복리후생 오히려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조직·인력을 효율적으로 재편하겠다며 지난해 혁신 계획안을 발표한 인천공항공사가 되레 정년을 연장하는 인사 및 보수규정 개정안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3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1년 연장해 만 61세로 개정했다.
인천공항공사를 제외한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4대 공기업(한국공항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도로공사)의 정년은 모두 만 60세다.
공사는 3급 이하 직원 대상 임금피크제도 함께 개정해 종전까지 임금 40%를 받던 만 60세 직원은 개정 후 100%, 개정 전 퇴직 대상이었던 만 61세가 임금 30%를 받도록 변경했다.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3급 이하의 퇴직자가 전체 퇴직자의 70%에 달하는 점에서 대부분 직원들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정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비대화된 인력 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며 지난해 발표한 혁신계획안과 상반된 방향의 운영 지침이다.
아울러 강 의원이 국토부 산하 5개 공기업(인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5개 공기업 중 평균 임금이 가장 높았다.
5개 공기업은 인적자원관리(HR) 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최근 6년간 조사한 국토부 산하 취업 선호도 상위 5위권을 기록한 공기업이다.
인천공항공사의 2019∼2022년 1인당 평균 임금은 8천985만원, 같은 기간 신입사원 초임 평균 연봉은 4천627만원으로 5개 공기업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1인당 평균 임금 2위를 차지한 공기업은 한국공항공사(7천217만원)였으며, 신입사원 초임 평균연봉 2위는 한국도로공사(3천775만원)로 인천공항공사와 격차가 컸다.
이밖에도 공사 직원들의 평균 복리후생비는 한국토지주택공사(350만원)에 이어 311만원으로 5대 공기업 중 두번째로 높았고, 학자보조금는 국내·외 구분 없이 가장 광범위하게 지원하고 있었다.
공사는 지난 2021년 노조의 국가인권위 진정 결과에 따라 개정안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직급별 정년을 달리 정하는 것이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인권위 판단에 따라 2급 이상 직원의 정년 기준(만 61세)을 3급 이하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새 정부가 들어서고 공기업을 혁신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복리후생이 늘어나 혁신하는 시늉만 냈다"며 "다른 공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제대로된 혁신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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