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입법 절차 완료…中 '리투아니아 보복' 계기 도입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내달부터 제3국이 소위 '통상 위협'을 가한다고 판단할 경우 역내 투자 제한·배상금 부과 등으로 즉각적인 맞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4일(현지시간) EU 홈페이지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전날 '통상 위협 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이하 ACI)'를 최종 승인했다.
지난 2021년 행정부인 집행위원회가 초안을 발의한 이후 약 2년여만에 모든 입법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달 최종 서명식 및 EU 관보 게재 이후 시행될 예정이라고 EU는 전했다.
ACI는 EU 및 회원국에 대한 제3국의 경제적 위협에 대해 신속한 맞대응 조치를 발동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집행위는 제3국이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통상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직권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후 27개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중다수결 투표를 통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결정하게 된다.
역내 직접투자 및 공공조달시장 등에 대한 제한 조처가 뒤따를 수 있으며, EU가 제3국에 대해 배상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ACI는 2021년 중국이 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대만' 명칭을 사용한 외교공관 설립을 추진한 것을 문제 삼아 리투아니아산 상품 통관 거부 등 보복한 것을 계기로 도입이 추진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고조됐던 상황도 반영됐다.
EU가 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잇달아 도입한 '역외보조금규정'(FSR) 등 관련 규제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특히 EU는 ACI가 역외국과 통상 분쟁 시 세계무역기구(WTO) 개입 없이도 자체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지난 4월 유럽의회 연설에서 ACI를 언급하면서 "'통상방어 수단'을 더 과감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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