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상원도 CTBT 비준 철회 결정…푸틴 서명만 남았다

입력 2023-10-25 18:16  

러 상원도 CTBT 비준 철회 결정…푸틴 서명만 남았다
하원 이어 상원도 만장일치 채택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을 이어 상원도 25일(현지시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채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은 이날 찬성 156표 대 반대 0표 '만장일치'로 CTBT 비준 철회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도 지난 17∼18일 3차례에 걸친 법안 독회(심의)에서 만장일치로 CTBT 비준 철회를 결정했다.
이제 러시아의 CTBT 비준 철회 법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1996년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으로, 러시아는 1996년 이 조약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발다이 토론 연설에서 미국이 1996년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은 것처럼 러시아도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면서 하원이 이를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은 미국과 상응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CTBT 비준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상원의장도 이날 투표 전 "미국이 계속 의무 이행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이 조약은 허위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불평등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CTBT 비준을 철회해도 이 조약에 서명한 국가로서 먼저 핵실험을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이 먼저 핵실험을 한다면 러시아도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8일 미국이 네바다주 핵실험장에서 지하 화학 폭발 실험을 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네바다주 핵실험장 지하 폭발을 '정치적 메시지'로 본다면서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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