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호주 총리 내달 방중서는 무역대화 집중 양국 합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해빙 국면인 가운데 호주가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호주는 중국의 CPTPP 가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가입 신청을 그 장점에 따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중국을 옹호하겠다는 서약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호주는 일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가입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2018년 발효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CPTPP 가입을 위해선 기존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야 한다.
중국과 대만은 2021년 9월 잇달아 CPTPP 가입을 신청했으나 아직 가입이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중국과 호주는 보수 성향인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 집권기에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나 지난해 5월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집권하면서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앨버니지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은 호주에 대한 무역 보복을 잇달아 해제했고 최근에는 3년간 간첩 혐의로 구금했던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를 석방했다.
호주 당국도 지난주 북부 다윈항에 대한 중국 기업의 99년 임대 계약을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윈항은 2015년 중국 기업 랜드브리지에 99년 만기로 임대됐다.
그러나 다윈항이 미국의 태평양 작전 거점이라는 점에서 호주 정부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이후 호주 당국은 2021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당 장기 임대 계약의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앨버니지 총리가 시 주석을 자카르타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거의 1년에 걸쳐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일련의 이해 작업 작업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앨버니지 총리가 내달 4∼7일 중국을 방문한다. 호주 총리로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SCMP는 "중국과 호주 양국의 소식통들은 앨버니지 총리의 방중 기간 양국이 민감한 문제를 제쳐두고 호주 와인과 랍스터에 대한 제재 해제 등 무역 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호주가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켰다"면서도 "그러나 양국 관계는 호주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가입 탓에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도 더 개선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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