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인수 당시 자금을 지원했던 은행들이 최소 20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바클레이스, 일본 미쓰비시UFG파이낸셜그룹(MUFG),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미즈호 등 7개 은행은 1년 전 머스크가 X 인수 당시 130억 달러(약 17조7천억 원)를 빌려줬다.
머스크가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부채를 상환했겠지만, 머스크의 인수 후 X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으면서 은행들은 이를 회계상 손실 처리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업계는 은행들이 이 부채를 매각하게 되면 최소한 15%, 즉 2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은행은 지난달 초까지 관련 부채를 매각하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으며, 현재 그중 일부라도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X가 낮은 등급을 받게 되면 애초 예상보다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경영행태와 악화하는 광고시장으로 인해 X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높음을 의미하는 투기 등급(정크본드 등급)을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X는 머스크 인수 이전에 지금보다 적은 부채 규모에도 투기 등급을 부여받은 적이 있는 데다 머스크가 X 인수 이후에 광고 매출이 급감했다고 스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이들 부채의 막대한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 수천개의 일자리와 비용을 삭감했으며, 린다 야카리노 CEO는 내년에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은행들은 머스크의 X 인수 거래 과정에서 수천만 달러의 수수료 수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X 부채의 재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 파산 사태 이후 은행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우려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이 X의 채권을 오래 보유할수록 금융당국이 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당국이 투기 등급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신용 익스포저(위험노출)를 보유한 은행들에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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