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터널·좁은 거리 등 가자지구 축소판 구축
하마스 상대로 침공 모의훈련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을 노리고 가자지구 축소판을 만들어 지상전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틀 가자'(Little Gaza)라고 불리는 이곳은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한 기지에 지어졌으며, 공식적으로는 2006년부터 '도시 훈련 센터'로 쓰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지상전 없이는 하마스 무력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곳에서 모의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는 8층짜리 건물을 포함해 학교, 판잣집 등 600개의 구조물을 세웠고, 하마스의 비밀 요새로 알려진 지하도를 비롯해 모스크, 시장 등도 비슷하게 구현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25일 모의 훈련에서는 좁은 거리와 미로 같은 터널로 침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날 훈련에서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가짜' 하마스 조직원이 투입돼 이스라엘군과 총격을 주고받거나 건물 창문 사이에서 테러리스트를 색출하는 훈련 등도 이어졌다.
'리틀 가자' 인근 기지에는 지휘관, 정보 장교, 병참 부대로 구성된 정규군 부대가 주둔했으며, 낙하산병, 탱크, 보병 등 수천명의 예비군이 거주 중이다.
하마스 기습에 맞서 이스라엘 예비군으로 참전한 40세 남성은 "우리는 우리가 무엇과 맞서고 있는지 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같은 훈련이 실제 지상전으로 실행될 시점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일찌감치 하마스에 '피의 보복'을 공언하고 지상전 태세에 돌입했지만 아군 병력 또한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는 데다가 국제 사회에서도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재차 천명하고 밤사이 가자지구 내에 탱크 등을 동원, 비교적 대규모 심야 공격을 가한 뒤 철수해 사실상 지상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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