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자산간 희비…올해 상승률 금 8.83%, S&P500 7.75%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금값이 상승하는 반면 실적 우려 등으로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하락하면서, 둘 사이의 올해 수익률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7일 오전 6시 기준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985.19달러로 지난해 연말(1,824.02달러) 대비 8.83% 상승했고, S&P500지수의 올해 상승률 7.75%를 넘어섰다.
금값과 S&P500지수의 상대적 상승률은 연초만 해도 엎치락뒤치락했지만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미국 지역은행 불안 속에 금값이 앞선 바 있다.
하지만 S&P500지수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강세 덕분에 5월 중순 이후 금과의 상승률 격차를 벌렸고 7월 말에는 19.5%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 여파 등으로 인해 내림세를 이어가는 상태다.
최근의 금값 상승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간 전쟁 여파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있다.
국제 금 가격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개시 직전인 6일 저점 대비로는 10% 가까이 오른 상태다.
RJO선물의 밥 해버콘 선임 시장전략가는 조만간 발표될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과 관련해 "지표가 둔화하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근거가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금값이 2,0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봤다.
여기에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3분기 금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7.32% 늘어난 것도 실물 측면에서 금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전날 1993.48달러까지 찍었던 금값은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선방으로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금리가 올라갈 경우 현물 자산인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 속에 26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54포인트(1.18%) 떨어진 4,137.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 1.43% 하락에 이은 것으로 5월 이후 최저치다. 또 지난 7월 말 고점 대비로는 10%가량 떨어져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23일 5%를 넘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4.8%대로 내려왔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특히 알파벳(구글 모회사)을 비롯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7)'으로 불리는 미국 대형 테크주의 약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전날 클라우드 실적에 대한 실망에 9% 넘게 떨어졌던 알파벳 주가는 이날 2% 이상 하락했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으나 이날 주가는 3% 이상 빠졌다.
이들 매그니피센트 세븐 시가총액은 3분기 실적 발표 실망감에 3천860억 달러(약 522조원) 증발했다.
안전자산 선호 속에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오전 10시 5분 기준 전장 대비 0.04 오른 106.642를 기록 중이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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