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청산 심리 앞둔 헝다, '구조조정계획 반대' 채권자 만나

입력 2023-10-27 15:59  

법원 청산 심리 앞둔 헝다, '구조조정계획 반대' 채권자 만나
30일 홍콩서 청산 소송 관련 심리…구체적 구조조정안에 관심
헝다, 비구이위안과 함께 중국 경제 억누르고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자신들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하는 채권자들을 이번 주에 만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청산 소송과 관련해 오는 30일 홍콩 법원의 심리를 앞두고 헝다에 대해 진행 상황을 더 자세하게 알려달라는 압력이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 측 대표자들은 이들 채권자와의 논의에 관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만남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헝다는 지난 3월 기존 부채를 새로운 채권 및 주식 연계 상품으로 맞바꾸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금융권과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으로 평가됐지만, 이들 채권자는 이 계획의 주요 장애물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들 채권자는 약 150억 달러(20조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해 채권자 그룹으로는 두 번째로 크다. 구조조정안에 반대하는 2개 그룹 중에서는 더 큰 쪽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헝다는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가 약 2조3천900억 위안(3천270억 달러·약 443조원)에 이른다.
헝다 쪽으로서는 회생을 위한 시간도 많지 않다.
헝다는 오는 30일 심리에서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헝다와 함께 더 큰 규모의 동종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운명은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달러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것으로 이번 주에 전해졌다.
비구이위안은 총부채가 1천870억 달러(약 253조원)에 이른다. 현재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순위로는 7위이지만, 경영난에 직면하기 전만 해도 최대 업체였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만기가 돌아오는 대부분의 역외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혀 디폴트를 각오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헝다의 경우 2021년 말 첫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중국 부동산 부채 위기의 상징이 됐다.
중국 당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 주택 계약금 완화 및 일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을 내놓으며 위기 완화에 나섰으나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올해 첫 9개월 동안 9.1% 감소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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