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플러스' 기대감↑…반도체·중국 수출회복에 달렸다

입력 2023-10-29 05:45  

10월 '수출 플러스' 기대감↑…반도체·중국 수출회복에 달렸다
반도체 시황 점진적 개선에 中 수출도 '월 110억달러' 수준까지 회복
이·팔 전쟁 불확실성, 무역수지엔 부정적 영향 가능성도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이번 달 '수출 플러스'를 달성해 12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이차전지 양극재 등이 수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에서 수출 전선 기상도를 크게 좌우하는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회복세는 미약해 전반적 수출 회복세에 탄력이 붙어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 수 있을지는 아직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 반도체·중국에 쏠린 한국 수출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월간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나타난 14개월 연속 수출 감소 이후 가장 긴 수출 부진이다.



반도체 및 대중국 수출 부진이 가장 큰 문제다. 반도체 단일 품목은 한국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총수출 중 대중국 수출 비중도 23%에 달한다.
게다가 한국의 반도체 수출과 대중 수출은 긴밀히 결합해 있다. 중국이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등 다양한 IT 제품의 생산지이자 거대 소비지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2012년 13.3%에서 2022년 33.4%로 20%포인트나 급상승했다. 반도체 단일 품목이 대중 수출의 호황과 부진 여부를 좌지우지하게 된 것이다.
올해 1∼9월 한국의 전체 누적 수출은 4천643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1.5%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이 기간 수출 부진의 76.4%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5대 IT 품목의 수출 부진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올해 수출은 이 같은 반도체·대중국 수출 부진 공백을 전기차, 양극재 등 새 '효자 품목' 수출의 급속한 확대로 부분적으로나마 메우는 식의 구조였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회복 없이는 기본적으로 '수출 플러스' 달성이 어려운 여건이다.

◇ 반도체 월 100억달러 수출 '바짝'…대중 적자도 큰 폭 감소
최근 들어서는 수출 회복의 긍정적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지난 9월 수출 감소율이 4.4%로 작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반도체 가격 급락 여파로 지난 2월 59억7천만 달러까지 떨어졌던 반도체 수출액은 수요·가격 동반 상승 흐름을 타고 9월 99억4천만달러까지 회복돼 100억달러 고지 회복을 눈앞에 뒀다.
반도체 시황의 점진적 회복은 최근 발표된 주요 기업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1조8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영업손실 규모를 전 분기보다 줄였고, D램도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26일 공시했다.



대중국 수출도 꾸준한 회복세를 탔다. 지난 1월 92억달러까지 떨어진 대중국 수출은 지난 9월에는 연중 가장 높은 110억달러까지 올라왔다.
심각했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도 개선 추세다. 대중국 적자는 지난 1월 39억3천만달러까지 올랐지만, 지난 9월에는 1억4천만달러로 줄었다.
최대 원유 도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의 2위 무역 적자국은 1∼5월까지는 전통의 무역 흑자 대상국이던 중국이었지만, 6월 이후에는 전통적 무역 적자국인 일본으로 바뀌었다.
중간 집계 상황은 좋은 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통관 기준 잠정치)은 338억3천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도 8.6% 늘었다. 다만 주요 품목 수출은 월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중간 집계와 최종 수치가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 "4분기, 장기 추세 변곡점 된다"
정부도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반도체가 바닥을 확인하고 서서히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수출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강해지는 듯한 양상"이라며 "10월 들어 현재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어) 수출 중심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까지도 세계 수출 환경이 제한적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뚜렷한 수출 증가 반전이 가능할지는 아직 관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26일 펴낸 수출입 동향 분석 자료에서 "2023년 4분기는 향후 장기 추세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금년 4분기 및 내년 중 월 수출액 실적에 따라 장기 추세의 상승 혹은 하락세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했다.
수출 회복과 별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격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폭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전체 수입액에서 원유, 석탄, 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이 20%가 넘는 한국의 무역수지에는 부담 요인도 커지게 됐다.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의 영향으로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산업부는 내달 1일 10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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