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한지붕 세가족 '통합전략' 본격화…"실적개선 기대"

입력 2023-10-30 06:23  

이마트, 한지붕 세가족 '통합전략' 본격화…"실적개선 기대"
노브랜드·피코크 사업부 통합…공동소싱으로 가격 낮추고 수익 개선
롯데, 통합 소싱으로 영업이익 개선…GS리테일도 통합MD 효과 '톡톡'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유통업계가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기 부진 우려 속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간 통합 시너지 전략 추진에 잇따라 나섰다.
과거보다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이라는 업태 간 차별성이 줄어든 만큼 통합 운영 영역을 넓혀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매출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에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9월 조기 인사를 단행한 이후 통합 소싱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새로 선임된 한채양 대표가 그간 각자 대표로 운영돼온 이마트와 슈퍼마켓 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24를 모두 맡고 상품본부 조직도 통합했다.
이마트는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사업부를 합쳐 'PL/글로벌사업부'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동안 유통업계가 상품 차별화를 위해 공을 들여온 자체브랜드부터 통합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이마트24가 통합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자체브랜드 상품도 이들 채널에서 공동 마케팅에 나서 시너지를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통합 대표 체제에서 각 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업태별로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해나가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통합 소싱 전략이 자리를 잡으면 장기적으로 상품 매입과정에서 협상력이 높아져 가격 경쟁력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업계는 이마트의 이런 전략이 매입 경쟁력과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롯데쇼핑도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슈퍼부문을 겸임하면서 통합 상품기획(MD)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해 매출총이익률(GPM)이 전년 대비 2%포인트(p) 개선된 바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마트 분석 보고서에서 "이마트는 이번 상품 통합 구매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경쟁업체 선례를 고려하면 사업 수익성은 2%포인트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통합 부문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통합 상품기획(MD)을 통해 GPM이 1%만 개선돼도 약 2천억원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슈퍼와 통합 소싱을 시작했다.
대형마트에서만 운용해오던 자체브랜드 상품을 슈퍼에서도 선보이고 공동 소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덕에 롯데슈퍼는 지난해 4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올해 상반기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했다.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동 소싱에 나서 한우와 돼지고기, 햇마늘, 무 등 신선식품을 반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량 구매를 통해 상품 원가를 낮추고 각 사업부의 노하우를 공유해 원물의 시세가 가장 낮은 시점에 매입해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추석 때는 축산 선물 세트 가격을 작년 대비 7%가량 낮췄다.
롯데는 최근 독일 드럭스토어 브랜드 '발레아' 등 해외 상품으로도 공동 소싱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통합 소싱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손익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GS리테일도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 통합 시너지를 내고 있다.
GS리테일은 GS더프레시의 MD 부문에 7명으로 구성된 편의점 신선팀을 두고 GS더프레시에서 소싱한 상품을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편의점 신선팀은 지난해 3월부터 계란과 쌀 등을 GS25에서도 선보여 2년 연속 계란은 300만구, 쌀은 1천t(톤) 이상을 각각 팔았다.
편의점에서 인기 있는 제품도 GS더프레시에서 판매해 통합 MD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 연구원은 "지난 5년간 식품 유통 업태 간 상품 구성에 점점 차이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편의점에서도 간식뿐 아니라 식사대용품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3사 통합 운영을 통해 마케팅을 효율화하고 잘 팔리는 상품을 공유해 그룹 차원의 이익 극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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