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건 연루자만 체포했다"…야권 "최소 1천500명 체포됐다"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방글라데시 경찰이 야권의 주말 대형 집회를 앞두고 최근 며칠 동안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당원과 지지자 4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경찰청 대변인 파루크 호사인은 사건에 연루돼 있거나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들만 체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의 이같은 조치는 중도 우파 성향인 BNP가 좌파 성향 정당, 일부 이슬람 단체와 함께 오는 28일 100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취해진 것이다.
야권은 2009년부터 집권 중인 셰이크 하시나 총리 정부가 급속한 경제성장은 이뤘지만 부패한데다 인권을 침해하는 등 문제가 많다며 현 정부가 사퇴하고 내년 1월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중립적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히르 우딘 스와판 BNP 대변인은 경찰이 최근 나흘 동안 토요 집회 준비를 방해하기 위해 일부 BNP 간부들을 포함해 최소 1천500명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스와판 대변인은 그럼에도 토요 집회에는 100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NP 측과는 별개로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 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도 오는 28일 집회를 열겠다면서 밝혔으나, 당국은 이 정당이 어떤 집회도 열지 못하도록 금지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하지만 이 정당의 대변인 하미두르 라흐만 아자드는 "우리는 (당국의) 금지를 거부하고 평화롭게 집회를 열겠다"며 "집회 개최는 헌법상 권리"라고 밝혔다.
아자드 대변인은 최근 수일간 당원 140여명도 경찰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서방 국가들은 하시나 총리가 총재로 있는 아와미연맹(AL)이 의회를 지배하며 의회를 사실상 거수기로 이용하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정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방글라데시 치안 당국은 수만 명의 야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감금하고 수백 명을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수백명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경찰기동대(RAB)와 RAB 간부 7명은 이 같은 인권침해 주장과 관련해 2021년 미국에 의해 제재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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