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가 모든 것 증명"…하원 차원의 바이든 탄핵조사도 지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친(親)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마이크 존슨 미국 새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지 능력에 문제를 제기하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속키로 하는 등 '극보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지원과 패키지로 요청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피하기 위한 본예산 처리 시한(11월 17일)을 앞두고 미국에서 여야간 대립이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의 방송인 폭스뉴스에 출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이 저하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몇 년 전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논쟁을 벌이는 모습과 지금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이 27일 보도했다.
그는 "이것은 개인적 모욕이 아니며 현실을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나이와 명민함과 관련돼 있는데 사람들은 다 다르게 나이가 들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모두에게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지금 우리는 세계에 어떤 약점을 보여서도 안 된다. 지금은 온갖 일이 벌어지는 위험한 시기"라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또 전임자인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개시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에 지지 의사도 밝혔다.
그는 "문서가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로 전환한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직시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임원으로 일하면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 등을 이유로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존슨 의장은 폭스뉴스 출연 전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날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이스라엘과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존슨 의장을 포함해 적지 않은 공화당 하원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포함된 임시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하원 공화당 내홍 과정에서 어부지리 격으로 의사봉을 쥔 존슨 의장은 의회 안팎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 앞장섰던 극보수이자 핵심 친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4선 의원으로, 그동안 당의 리더십 지위와도 거리가 있었던 그는 당내 지지 세력도 취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지원, 본 예산 처리 등 쟁점 현안을 놓고 당내 강경파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바이든 정부와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바이든 대선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존슨 의장의 선출과 관련, "이제 도널드 트럼프는 전국적인 낙태 금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결과에 대한 부정 노력, 소셜시큐리티(연금)와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 폐지 등 '마가(MAGA)'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충성스러운 보병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마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줄인 말로 바이든 대통령 및 민주당에서는 극우 공화당을 지칭할 때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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