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공식 부고, CCTV 보도 후 10시간여 지나 나와
홍콩매체 "음모론 막고자 사망은 바로 알려…상하이서 수영하다 심장마비 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 8월 말 건강한 모습을 보였던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68세 나이로 27일 급사한 것은 중국 최고 지도부에 완전한 충격이었고 예상하지 못한 죽음에 공식 부고도 준비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분석했다.
SCMP는 "중국 관영 매체들의 리커창 사망 발표 처리는 해당 비극이 중국 당국에 완전한 충격이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짚었다.
중국중앙TV(CCTV)는 27일 오전 8시 보도에서 "최근 상하이에서 쉬고 있던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생했고, 응급조치도 소용없이 27일 0시 10분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리 총리 사인이 심장마비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공식 부고가 나온 것은 CCTV 보도 10시간여가 지난 후였다.
중국은 27일 오후 6시 30분에야 낸 공식 부고에서 "중국공산당의 우수한 당원이자 노련하고 충성스러운 공산주의 전사, 걸출한 프롤레탈리아 계급 혁명가, 정치가,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인 리커창 동지가 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식 부고가 몇시간째 안 나오자 서방 매체 등 일각에선 중국이 리커창의 죽음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발표된 2천511자 분량의 부고문에는 젊은 시절부터 최근까지 리 전 총리의 업적이 상세히 설명됐다.
상하이 정법대 천다오인 교수는 중국이 리커창 부고를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리커창의 죽음에 중국 최고 지도부가 완전히 놀란 것 같다"며 "관영 매체들은 와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당 지도자들의 경우 완전한 부고를 준비하는데 리커창의 부고는 준비하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추측했다.
그는 관영매체의 오전 짧은 사망 발표와 관련, "당국은 리커창의 죽음과 관련해 제기될 모든 음모를 차단하고자 가능한 한 빨리 사망 사실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은 리커창 죽음에 관한 자세한 사항을 결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국이 대중에 공개할 수 있는 사실을 발표하고 신속히 장례 준비에 돌입한 것은 상황을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은퇴 후에도 최고 수준의 건강 관리를 받는 중국 최고 지도부는 대체로 장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96세로 사망했고, 리펑 전 총리는 2019년 90세로 눈을 감았다. '혁명원로' 쑹핑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올해 106세로 현재 최고령 당 지도자다.
이런 상황에서 68세의 리커창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 자체로 충격인 데다, 그가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라이벌이었고 민심의 지지를 얻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죽음에 중국 당국이 당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리커창이 머물던 상하이 한 호텔에서 수영을 한 후 심장마비가 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병원 측이 그의 소생을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상하이의 최고 전문가들을 호출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으나 불행히도 그를 소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커창이 이전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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