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비자 연장 거부당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연구해온 중국계 학자가 홍콩에서 비자 연장이 거부되면서 재직 중이던 대학에서 해임됐다고 AFP 통신 등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중문대는 전날 역사학과 로위나 허 부교수의 홍콩 비자 연장이 거부되자 그를 바로 해임했다.
톈안먼 시위를 연구해온 그는 2014년에 톈안먼 시위 망명자들에 관한 책을 썼다. 중국계 캐나다 시민권자인 그는 2019년 홍콩중문대에 임용됐으며 최근 비자 연장을 추진해왔다.
허 부교수는 AFP에 자신이 학교로부터 즉각 해고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론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에서 강의한 바 있다.
홍콩중문대 대변인은 AFP에 "비영주권자 고용은 유효 비자 소유에 따른 조건부"라며 "비자 결정은 이민국 관할이고 대학은 그에 영향을 끼칠 수도 없고 개별 사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서방에서는 당시 수백∼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톈안먼 시위를 언급하는 게 금기이지만 홍콩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아래 1990년부터 30여년 간 톈안먼 시위 추모 행사가 진행돼왔다.
그러나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후 홍콩에서도 '톈안먼 시위 흔적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톈안먼 시위 촛불 집회는 더 이상 열리지 못하고 추모 집회를 개최해온 단체는 당국의 압박 속에 해산했으며 각종 추모 상징물은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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