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조만간 발표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정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 내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자국 매체 HRT1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 과정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하락을 목격하고 있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ECB의 최근 경제전망과 마찬가지로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2025년까지는 목표치인 2%로 내려갈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ECB가 작년 7월부터 이어왔던 10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지난 26일 처음으로 기준금리(4.5%) 등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ECB의 금리 인상이 끝났고 내년 6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ECB의 금리 동결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10.6%로 고점을 찍었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4.3%에 이어 이번 달 3.1%로 예상되는 것 외에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고금리 여파 속에 유로존 경제가 정체 내지 뒷걸음질 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29명 가운데 25명이 이같이 전망했다는 것이다.
투자회사 바클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달 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가 약하지만 물가 압박이 여전히 강하다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경기는 올해 연말까지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승세가 더욱 둔화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회복되고 수출수요도 치솟아 추후 경기는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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