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속도 느려졌지만 여전히 진행 중"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가자지구 연료 반입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미국 NBC뉴스가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로 연료를 반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다수 외국인 인질 석방을 보장하기를 거부하면서 지난 27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한 전직 미국 당국자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직 관리는 "하마스는 연료 반입 허용을 고집스럽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또 이스라엘과 미국, 다른 나라들은 자국 시민이 다수 석방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직 관리와 이스라엘 당국자 등 여러 소식통은 이번 논의가 지난 2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겨냥한 지상작전을 본격화하기 전에 결렬됐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가자지구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지난 26일까지는 협상이 매우 잘 진행돼 주말에는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27일 오전 이견이 불거지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천명이 넘는 민간인을 살해하고 가자지구로 200명 넘게 납치해간 이래 카타르의 중재로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돼 왔다.
이스라엘군(IDF)이 29일까지 파악한 가자지구 억류 인질 수는 239명이다.
인질 가운데는 이스라엘인은 물론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25개 외국 국적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이 협상을 통해 미국인 2명, 이스라엘인 2명 등 모두 4명의 인질이 석방된 바 있다.
그러나 27일 밤 이스라엘 관리들은 하마스가 지상전을 지연시키기 위해 협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강화되자 28일 NBC 뉴스에 "우리 주민들을 학살하고 있는데 협상에 관해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협상이 일시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졌고, 긴장 고조가 협상의 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안보상의 위법행위로 자국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재소자 전원과 가자지구 인질 교환도 고려 중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군이 하마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하마스를 더 많이 압박할수록 인질들을 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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