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회의서 구호단체 수장들 경고…"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수요"
"가자 남부-이스라엘 잇는 '케렘 샬롬' 통로 열려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 장기화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30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유엔 구호단체들이 거듭해서 구호체계 실패를 경고했다.
구호단체 수장들은 현 수준의 구호물품으로는 가자지구의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구호물품 반입을 위해 국경을 추가로 개방하고 반입량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필립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안보리 회의에서 "라파 국경을 통과하는 소수의 트럭은 가자에 갇힌 200만명 이상의 (인도주의적) 수요를 고려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요구에 맞춰 공급의 흐름을 의미있게 만들려는 정치적 의지가 없다면, 가자지구 구호 시스템은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UNWRA 동료들은 가자지구 전체에서 유일한 희망의 빛"이라며 "그러나 연료, 물, 식량, 의약품이 떨어져 가고 있고 곧 활동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말 동안 통신 중단으로 시민질서 붕괴가 가속화됐고, 이러한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가자지구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극도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을 대신해 연설자로 나선 리사 도튼은 "변화를 위해서는 가자로 들어가는 하나 이상의 입구가 필수"라며 충분한 양의 구호 트럭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통행로로 가자 남부와 이스라엘을 잇는 케렘 샬롬을 언급했다.
도튼은 또 병원, 염분 제거 시설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전력을 대고 구호물품 운반 차량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 특히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 캐서린 러셀 사무총장은 "깨끗한 물과 안전한 위생의 부족은 재앙이 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러셀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 물을 공급하는 인프라의 55%가 수리 또는 재건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염분 제거 시설 한 곳만이 용량의 겨우 5%만 운영되고 있으며, 폐수처리 시설 6곳은 모두 폐쇄됐다고 전했다.
세계식량계획(WFP) 신디 매케인 사무총장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국경을 통해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이 오갈 수 있게 됐지만, 이 트럭은 일단 검문소에서 화물을 내려 무기와 탄약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야만 물품을 다시 싣고 가자지구로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트럭의 수를 시급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정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통신 네트워크가 복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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