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소재로 산업폐수 속 유가금속 친환경적으로 회수한다"

입력 2023-10-31 12:00  

"섬유 소재로 산업폐수 속 유가금속 친환경적으로 회수한다"
KIST "섬유로 금속 흡착…독성 화학물질·에너지 사용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섬유산업에 널리 쓰이는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을 이용해 산업폐수 속 유가금속을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박사팀은 31일 폐수 속 금속을 PAN 섬유 표면에 흡착해 결정화하는 방식으로 회수하고, 금속 결정은 섬유에서 스스로 떨어져 자가 재생이 가능한 섬유형 금속 회수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도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수 속 유가금속 회수 기술은 환경보호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폐수에 화학물질을 첨가해 중금속 이온을 산화물 형태로 분리하는 방식을 사용되지만, 이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등의 사고 위험이 높아 친환경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PAN 섬유 표면에 음전기를 띤 특정 화학 기능기(아민기)를 붙여 폐수 속 금속 이온이 달라붙은 후 결정화할 수 있게 했다.
이어 섬유의 굵기를 조절하고 전체 섬유 표면 중 일정 비율에는 금속 이온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화학 기능기가 없는 영역을 만들어 성장하는 금속 결정들이 서로 충돌하며 섬유에서 스스로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구리 이온이 든 폐수를 이용해 금속 회수 성능을 실험한 결과 기존 흡착제의 경우 최대 흡착량이 1천60㎎/g에 불과했으나 섬유형 금속 회수 소재는 폐수 속 구리의 99%를 제거하며 무한대에 가까운 흡착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섬유형 금속 회수 소재는 또 실험에서 구리뿐 아니라 니켈, 납, 아연, 알루미늄 등 다른 유가 금속 회수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섬유형 금속 회수 소재는 금속 결정들이 스스로 떨어지면서 자가 재생되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섬유 형태여서 수중 제어가 쉽기 때문에 실제 금속 회수 공정에 적용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최재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아크릴 섬유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습식 방사 공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폐의류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폐수 재활용 기술을 통해 산업계의 수요가 높은 유가금속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 Self-Regenerable Fiber Sloughing Its Heavy Metal Skin for Ultra-High Separation Capability)는 국제학술지 '첨단 섬유 재료'(Advanced Fiber Materials) 10월 16일 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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