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장기금리 1% 초과 용인…3개월 만에 '금융완화 수정'(종합2보)

입력 2023-10-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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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장기금리 1% 초과 용인…3개월 만에 '금융완화 수정'(종합2보)
엔/달러 환율 한때 150엔 돌파하며 엔화 약세…닛케이는 상승
마이너스 금리 등 대규모 금융완화는 유지…물가 전망치는 상향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3개월 만에 장기금리가 1%가 넘어도 용인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재수정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조치가 예상보다 약했다고 받아들여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며 엔화는 약세를 보였고 주가는 상승했다.

◇ 일본은행 총재 "장기금리 1% 강하게 억제하면 부작용 우려"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동향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의 기존 상한선인 0.5%는 그대로 두되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금리 수준을 1%로 올린 바 있다.
일본 은행은 이번 회의에서는 상한 목표를 사실상 상한선이었던 1%로 올리고 이를 일부 초과해도 허용키로 한 것이다.
다만 기존에는 장기금리가 일본은행이 정한 변동 폭을 넘으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며 이를 억제했지만, 이번에는 개입 수준을 명시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극히 높은 상황에서 유연성을 높여두는 것이 적당하다"면서 "장기금리를 1% 이하로 강하게 억제할 경우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수준과 변화 속도 등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며 "장기금리가 1%를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 경기를 부양하고자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해 왔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10년물 국채 금리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동을 허용하되 상한선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했다.
지난 7월 이후 장기금리는 꾸준히 상승했고,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한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0.95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1%에 육박하고 있어서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에 국채의 대량 매수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책 운용을 유연화해 시장 기능 저하를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은 다만 단기금리를 계속해서 -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우에다 총재는 "끈질기게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 금융완화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 예상보다 약한 수정에 엔화 약세·주가 강세…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8%로 올려
일본은행이 3개월 만에 장기금리 상승을 추가 허용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수정했으나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수정 방침이 알려진 직후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49.3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이 급등해 한때 150엔을 돌파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11∼12엔을 기록하며 전날 오후 5시보다 0.62엔 상승했다.
시장 관계자는 현지 방송 NHK에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운용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에 이미 퍼져있었다"며 "일본은행 발표가 예상 범위 내라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기 어렵다고 판단해 엔화를 팔겠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61.89포인트(0.53%) 상승한 3만858.85에 장을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이 경계한 만큼의 큰 폭의 수정에는 이르지 않아 주식시장에서 매수세가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공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에서 2023∼2025회계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2023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직전인 지난 7월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2.8%로 0.3%포인트 올렸다.
2024회계연도는 1.9%에서 2.8%로, 2025회계연도는 1.6%에서 1.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2023∼2024회계연도 전망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의 물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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