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9만1천원↑…하이·BNK투자증권 7만7천·8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내놓은 예상 밖의 3분기 성적표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이 엇갈린 목표주가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레거시(구형 제품) 업황 바닥에 대한 의구심으로 주가 센티먼트(투자심리)는 부정적이지만 반도체는 P(레거시 가격 하락 종료 및 DDR5·HBM3 가격 상승)의 근거들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제적이고 차별적인 펀더멘털의 개선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 연구원은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1천원에서 9만3천원으로 높이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목표주가 상향조정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나온 다음 날인 지난달 12일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9만1천원으로 올린 지 20일 만이다.
보고서의 요지는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경기 흐름으로 볼 때 반도체 제품 출하량 증가보다는 구형 제품의 가격 하락 종료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 등 신형 고부가가치 제품의 가격 상승에 따른 평균 판매단가(P)의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분기 실적이 개선되며 주당순자산가치(BPS)는 상승할 전망이지만 주가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배수(P/B·주가순자산비율)가 경기선행지표들의 하락에 따라 조만간 하향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5천원에서 7만7천원으로 낮추고 매수 의견은 지켰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 및 밸류에이션 배수와 밀접한 동행 관계를 보여온 경기선행지표로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를 제시하며 조만간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가 내년 중순부터는 재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하반기 업황과 관련한 두 가지 위험 요인은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업체들의 내년 2분기 감산 원복(원상복구) 가능성과 수요 측면에서 6개월 이후의 업황을 미리 알려주는 경기선행지표들의 올해 4분기 중 하락 전환"이라고 분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악화를 반영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0% 하향조정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7천원에서 8만2천원으로 내리고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스마트폰, 일반 서버, 자동차 등의 엔드 디맨드(최종 수요)는 여전히 개선 조짐을 안 보인다"며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메모리 재고 감소 속도는 더딜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10여 곳의 증권사들이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냈으나 기존 목표주가는 8만7천∼9만5천원과 매수 의견을 변동 없이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67조4천4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21% 줄고 영업이익은 2조4천336억원으로 77.57% 감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조8천358억원)를 32.6% 웃돌았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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