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 영향 출고가만 올려 매출 늘리고 소비자가는 그대로 유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최고 명주로 통하는 마오타이의 제조사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인기 모델인 53도 페이톈(飛天)과 우싱(五星) 등 전 제품 출고가를 20% 올렸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마오타이의 매출 증가율이 1분기와 2분기 각각 18.66%, 20.38%에서 3분기 13.14%로 축소된 가운데 출고가 인상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매출 증가 폭이 둔화하면 가격 동결 또는 인하가 일반적이지만 '역주행'을 택한 것이다.
이번 인상은 2018년 1월 이후 거의 6년 만이다. 대표적으로 페이톈 출고가는 기존 969위안(약 17만7천원)에서 1천169위안(약 21만4천원)으로 뛰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출고가는 올랐지만, 소비자 가격은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마오타이 주류의 소매와 도매 판매를 병행하는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출고가 인상만 선택함으로써 도매상만이 가격 인상의 부담을 지게 됐다.
이와 관련,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자사 대리점을 통한 소매 판매 비율이 2019년 8.5%에서 올해 1∼9월 44.9%로 증가했고, 현재 소매 판매 이익률(96.2%)이 도매 판매 이익률(89.2%)보다 높은 점을 활용해 출고가만 인상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출고 도매가격만 인상함으로써 매출을 증대시키면서도 소비자 가격은 손대지 않아 반발을 사지 않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증시에서 지난 1일 마오타이 주가는 5.72% 오르며 주당 1천780.99위안(약 32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1월 30일 이후 일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날 하루 동안 마오타이의 시가 총액은 1천214억7천700만 위안(약 22조2천400억원) 증가했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국빈 만찬은 물론 결혼식과 취업·승진 등 각종 축하 행사에서 즐겨 마시는 고급술이다. 특히 공무원 접대용 또는 뇌물로 많이 오가는 탓에 중국 당국의 반부패 사정 작업이 진행되면 소비가 많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최근 알코올이 함유된 '마오타이 커피'를 개발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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