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지방 방문 일정 중 만나…편지 보내 지원 의사 전달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 왕비가 '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두 살배기 여아를 양녀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2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툰쿠 아지자 왕비는 지난 9월 사라왁주에서 우연히 만났던 미스클리엔의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해당 여아를 양녀로 삼기를 바란다며 학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스클리엔은 2021년 일명 '늑대인간 증후군'으로 알려진 선천성 전신다모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나지 않아야 할 신체 부위에도 털이 자라는 이 희소병으로 인해 미스클리엔은 얼굴 전체가 털로 덮였다. 이 아이는 또한 콧구멍이 없이 태어났다.
압둘라 국왕과 왕비는 보르네오섬 사바주와 사라왁주 방문 일정 중 롤랜드(49), 테레사(29) 부부의 딸 미스클리엔을 만났다.
국왕과 왕비는 이들을 격려하고 미스클리엔과 사진도 찍었다.
이후 왕비는 지난달 10일 롤랜드 부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스클리엔을 돌보고 기르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지원 의사를 전했다.
테레사가 이 편지를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하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그는 "대단한 영광"이라며 딸을 향해 "넌 정말 행운아야,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썼다.
왕비의 편지를 받고 너무 기뻐서 울었다는 롤랜드는 "우리 아이가 이제 공주가 된 셈"이라며 "미스클리엔을 공주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용접공으로 일하는 그는 "우리 가족은 미스클리엔의 상태로 인한 사회적 낙인을 경험했지만, 아이가 앞으로는 존중받을 것"이라며 국왕과 왕비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말레이시아는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직을 수행한다.
파항주의 술탄이었던 압둘라 국왕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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